외국담배회사가 처음으로 국내에 담배제조공장을 설립한다. '던힐' 브랜드로 유명한 세계적인 담배회사 BAT(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코리아는 8일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담배제조 공장 설립 및 향후 10년간1조4천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BAT의 공장설립 발표는 지난달 1일 개정 담배사업법 공표로 국내 담배제조독점이 폐지된 이후 국내외 업체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써 담배인삼공사의 국내 담배제조 독점을 깨지게 됐다. BAT코리아는 앞으로 2-3개월내 경남 사천의 진사공단내에 1천억원을 투자, 연간 80억개비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오는 2004년까지 설립하고 공장이 완공되면 원부자재 조달과 공장운영 등에 10년간 1조3천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장은 향후 연산 200억개비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BAT코리아는 덧붙였다. 이는 담배인삼공사의 신탄진공장(연산 300억개비)에는 못미치지만 영주공장(연산 60억개비)보다는 큰 것으로 상당한 규모다. BAT코리아 존 테일러 사장은 "세계 8대 담배시장인 한국은 BAT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던힐' 브랜드가 급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어 자연스럽게 현지생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담배의 원료인 잎담배는 물론 제조에 들어가는 원부자재를 최대한 한국현지에서 조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BAT코리아가 아직까지 정식으로 담배제조공장 설립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일단 BAT코리아 공장은 연산 50억개비 이상이란 담배사업법상 생산규모 기준은 충족하지만 원료가공 시설 설치 등 다른 승인 기준을 충족하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담배회사가 이처럼 국내 제조공장을 세우기로 한 것은 담배제조독점 폐지와 함께 수입담배에 대해 7월부터 관세가 부과돼 수입담배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