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시장을 선점해 아날로그 시대에 겪었던 후발주자의 설움을 털어냄과 동시에 디지털 코리아(Digital Korea) 이름을 날린다" 삼성 LG 대우 등 국내 전자업체들은 디지털TV 시장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소니 등을 제칠 수 있도록 제품개발, 생산설비 구축, 마케팅등 수천억원씩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전자업체들이 디지털TV를 주목하는 것은 수상기 시장 자체가 막대할 뿐만 아니라 DVD 디지털VTR 디지털캠코더 셋톱박스 등 연관상품 시장 또한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전자업체들은 디지털TV가 전자산업에 제2도약의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 삼성전자 =세계 시장 1위를 목표로 5천억원을 2005년까지 투자할 방침이다. 해외 석.박사 인력을 채용, 현재 50% 수준인 디지털개발인력을 70%까지 늘리기로 했다. 선진 방송전문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양방향 정보서비스 규격에 대응하며 홈 네트워킹 디지털TV용 핵심 반도체 등 1천5백여건의 기술 특허를 바탕으로 기술 표준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세트의 경우 17,24,30인치 패널을 개발해 이를 채용한 LCD TV 개발작업을 진행중이다. 24인치 LCD TV의 경우 무게 15.6㎏, 두께 9.8㎝에 불과한 '초경량·초박형'으로 공간 활용을 최대화할 수 있는 제품이다. 올 상반기에는 무반사 48인치 프로젝션TV를 출시, 올해 12만대로 예상되는 국내시장의 60%를 차지할 계획이다. 또 최근 연산 36만대의 PDP공장 가동에 들어간 삼성SDI로부터 PDP를 공급받아 본격적인 PDP TV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멕시코 헝가리공장에 디지털TV 생산라인을 준비, 가동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세계적으로 7∼8개 이상의 생산라인을 완전히 디지털TV 전용라인으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 LG전자 =디지털 TV를 전사 승부사업으로 설정, 기업의 사운을 걸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디지털TV의 3대 요소인 핵심 부품과 TV세트 소프트웨어 분야까지 개발을 완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97년 디지털TV용 핵심 칩세트를 개발한 이후 98년초 미국과 유럽 규격의 디지털TV를 개발했다. 99년 10월에는 쌍방향 데이터방송시스템을 개발한데 이어 올 3월 세계 최초로 디지털데이터방송의 시연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세트의 경우 98년 60인치 PDP TV를 개발한데 이어 지난 3월 PDP 대량 양산공장을 준공, 본격 생산중이다. LG전자의 미국규격 64인치 디지털TV는 미국의 정보통신 전문사이트인 ZDNet에서 소니 미쓰비시 등을 제치고 품질평가 1위에 선정될 정도. 미국규격 디지털TV의 전송방식(VSB)에 대한 원천특허까지 확보한 LG전자는 90%의 시장인지도를 지닌 '제니스(Zenith)' 브랜드를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2005년까지 1조5천억원을 투입, 디지털TV 세계시장 점유율 20%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 대우전자 =브라운관 방식 디지털 HD(고화질)TV에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보급형 저가 모델을 통해 시장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05년까지 세계 시장의 10%를 차지한다는 계획아래 지난해 미주시장에 5천여대를 수출했다. 국내에도 작년 9월부터 4개월여만에 2천대 이상을 판매했다. 대우측은 지난해 8월 국내 처음으로 32인치 디지털 HDTV를 개발, 시판한데 이어 내달중 36인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50인치 이상 대형 스크린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판단,영상전문 브랜드인 '써머스(SUMMUS)'로 42인치 PDP TV와 55인치 프로젝션TV를 수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기업의 경우 제품과 기술력에서 컬러TV 초창기 시장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자체 역량이 확보된 상태"라며 "디지털 TV가 국내업체에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