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4일 정상회담에서 남북한과 유럽 및 러시아를 연결하는 철도수송로 구축에 합의,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국종단철도(TKR)간 연계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철도가 연결될 경우 한국과 일본은 유럽행 화물운송에 소요되는 물류비용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또 러시아는 연 4억달러,북한은 1억달러의 통행료 수입을 얻게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철도의 현대화를 위한 막대한 재원 확보와 경원선 복원 등 해결해야 할 난제도 적지않다. ◇경제적 효과는=TKR와 TSR의 연계는 동북아 물류수송 체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줄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항공과 해상으로만 이뤄졌던 한국과 일본의 유럽행 화물이 경제적,시간적 효과가 높은 TKR·TSR 체계로 대거 흡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서유럽과 교류하는 물동량은 연간 80만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부산에서 독일 함부르크항까지 바닷길은 1만9천2백㎞로 수송기간은 평균 26일,컨테이너당 운임도 1천2백∼1천4백달러가 든다. 그러나 TSR를 이용하면 부산∼함부르크항까지 6천8백㎞가 단축돼 운송 시간은 8일,운임은 해상운송의 절반 수준인 6백달러로 떨어진다. 건설교통부는 "한국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연계될 경우 우리나라가 얻게 될 경제적 효과는 기대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원조달은=북한 철도의 현대화 작업에는 18억∼2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러시아측은 우선 대북 지원의 대가로 북한의 광물채굴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세르게이 프리호지코 대통령궁(크렘린) 행정실 부실장은 정상회담후 "양국 경제협력은 북한내 공장현대화와 마그네슘을 비롯한 광물 공동채굴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대북 투자분을 한국에 지고 있는 19억달러 규모의 채무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선언을 통해 "북측이 이해하는 가운데 외부의 재정원천을 끌어들이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게 이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이같은 방안에 반대하고 있어 실현 여부는 의문시 된다. 이밖에 북한이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로부터 차관을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김후진·정태웅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