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기업과 그룹사를 육성하는데 국가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관심을 끌고 있다. 5일 삼성이 우리나라 산업자원부 장관격인 중국 국가경제무역위원회 리롱롱(李榮融) 주임의 상하이보강(寶鋼)그룹 합병 축하연설을 번역해 임원들에게 참고용으로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리 주임은 앞으로 5-10년이 중국 경제발전의 중요한 시기라고평가하고 대기업.대그룹 육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리주임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형 기업체를 육성하자'는 제목의 연설에서 "WTO가입후 열세에 처하게 되는 업종은 자금과 기술밀집형 산업으로 이런 산업은 경제규모가 크고 기술수준을 요구하게 된다"며 "대규모 투자만이 제품의 기술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고 이를 실현하려면 대기업과 그룹사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분산된 소규모의 기업구조는 자금과 기술밀집형 산업의 요구에 부합되지않기 때문에 WTO 가입후 해외기업의 도전에 대응하려면 대기업과 그룹사가 있어야한다"며 "만일 대기업과 그룹사들이 국제경쟁에서 실패한다면 중국의 국민경제 발전은 시장의 제한성으로 인해 정지될 수 있다"고 재차 대기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상황에서 정부가 완전히 개입하지 않고 필요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대기업과 그룹사의 발전은 많은 장애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해야할일이란 대기업의 발전을 위해 환경과 조건을 제공해주고 기업 자체의 힘으로 해결할수 없는 문제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대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밝혔다. 그는 또 "우리의 대기업은 주요 산업과 관계없는 것이 너무 많고 잉여노동력과사회부담이 크기 때문에 내부개혁과 구조조정을 대담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이와함께 "WTO 가입후 열세에 처하게 되는 업종의 거의 전부가 최근 발전속도가 빠르고 시장잠재력이 커 국민경제 발전에 영향이 큰 업종"이라며 "비교우위에 있는 업종들은 국내시장에서 포화상태에 있고 해외시장에서는 무역마찰이 발생하고 있어 중국의 현재 및 미래의 주도산업 전부가 위기에 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의 한 임원은 "중국 정부도 대기업을 경제발전의 주체로 인식하고 대기업 및 그룹사들이 세계적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행정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