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CEO가 필요하면 GE에서 찾아라' 요즘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금언'처럼 통용되고 있다. 살아있는 경영신화로 통하는 잭 웰치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밑에서 경영 수업을 받은 GE 출신들이 최근 타기업의 전문경영인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USA투데이에 따르면 현재 '웰치 사단' 출신으로 미 상장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활약하고 있는 인물은 16명. 특히 이중 11명이 지난해 이후 CEO로 임명됐다. 이 신문은 "웰치로부터 뛰어난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은 GE 출신들이 전문경영자로 각광받고 있다"며 요즘 기업계에서 CEO를 외부 영입할 때 선호도 '넘버원'으로 꼽히는 대상이 'GE맨'일 정도라고 소개했다. 비록 지난해말 제프리 이멜트 GE 사장이 웰치의 후계자로 지목된 이후 일부 중역들이 다른 회사로 빠져나갔지만 현 GE 중역중에도 포천지(誌) 선정 5백대 기업을 이끌만한 CEO감이 50명은 족히 있다는 게 전문 헤드헌터들의 평가다. ◇경영 전도에 나선 웰치의 '사도들'=실제로 최근 GE를 떠난 웰치의 '제자들'은 대부분 발군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들은 짧은 기간내에 주가를 끌어올리고 영업에 탄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2월 부품업체 TRW로 옮긴 데이비드 코트 전 GE어플라이언스 CEO. 그가 자동차 의존적인 구조에서 탈피해 반도체 쪽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부채를 줄이는 등 경영 개선을 주도하면서 TRW의 주가는 22%나 치솟았다. GE 파워시스템스의 CEO였다가 지난해말 미 최대 주택보수관련 상품판매업체인 홈 디포의 사령탑이 된 로버트 나델리의 경우도 마찬가지. GE식의 사원교육,품질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덕에 홈 디포의 주가는 22%나 상승했다. 또 지난 4월 슈퍼마켓 체인 앨버트슨의 CEO로 옮긴 전 GE 어플라이언스 사장 래리 존스턴의 경우도 그가 지휘봉을 휘두른 이후 회사 주가가 14%나 올랐다. 역시 GE 중역출신인 랜달 호건이 올초 CEO로 임용된 부품업체 펜트에어는 주가가 무려 60%나 뛰어 올랐다. ◇왜 '웰치 사단'인가=GE가 훌륭한 CEO들의 양성소처럼 부각된 데는 이유가 있다. 20년에 걸친 웰치 회장의 지휘 아래 GE는 인력 관리에 남다른 노력을 쏟아왔다. 덕분에 어느 기업보다도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인재 양성 시스템을 자랑한다. GE는 미래의 경영자 후보로 매년 1만명을 선택해 뉴욕주 소재의 리더십센터에서 강도 높은 연수를 한다. 그 후 이들을 GE의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고루고루 경험을 쌓도록 해 '전천후' 경영자로 키운다. 이 때문에 기업체들도 GE 출신이라면 '전공'을 불문하고 CEO로 맞아들이기를 꺼리지 않는 것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