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34년만에 사상 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한 가운데 우리의 대표적인 수출 전략지역인 동남아에 대한 수출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감소하는데 그친 반면 동남아에 대한 수출은 20% 이상 급감했다. 한국의 5대 수출시장 가운데 하나인 대만에 대한 수출은 작년 상반기 26.5%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동기보다 23.5% 줄어들었다. 6대 수출 교역국인 대(對)싱가포르 수출도 지난해 상반기에는 14.5%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올해 들어서는 23.9% 감소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 대한 수출도 작년 동기 보다 각각 23.9%,25.4% 줄었다. 이처럼 동남아에 대한 수출이 급감한 것은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로 동남아 국가들의 수출경기가 냉각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도 줄어들는 경기 연쇄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아시아권 통화 약세에 따른 수입감소와 중국의 급속한 시장잠식도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일 등에 대한 수출 감소는 세계 경기의 회복과 함께 개선될 가능성이 높으나 동남아 지역에 대한 큰 폭의 수출 감소는 세계 경기침체 외에도 아시아 각국의 통화불안과 중국의 급성장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장기화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