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외환위기 이후 지난 2년간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경제회복은 '거짓 여명(false dawn)'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가 2일 보도했다. FT는 이날 사설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고서에 언급,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미국의 비정상적인 정보기술(IT)산업 투자에 힘입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지만 최근들어 이들 지역의 수출은 근래에 보기 드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OECD가 한국정부에 대해 파산직전에 있는 기업들에 투입하는 공적자금을 사회복지로 돌리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아주 적절했다고 평가하는 한편 한국의 재벌에 대해서는 완전한 시장경제 원칙에 적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한국정부가 기업부문의 개혁을 단행하는데 더 신속하지 못했다는 점이 한국의 경제성장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또 현시점에서 많은자본이 부실기업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신규기업들은 코스닥 시장의 냉각과 함께 자금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제개혁 필요성에 대해 FT는 "개혁에 있어서 최적의 시점이 과연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개혁이란 호황일때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반면 불황일 때는 타격이 심한 법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미루는 것은 결국 고통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이것이 현재 한국이 직면해 있는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FT는 치료가 질병보다 더 치명적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이 대규모의 실업을 유발하며 내수를 악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처럼 과도한 설비를 제거하는 것이 오히려 남은 기업들의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FT는 한국정부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것인가 등에 대한 명확한 계획과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만 내년 12월 대선 이전에 이것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