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시장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20% 가까이 줄어든 PC시장은 7월에는 25%로 감소폭이 커졌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오는 10월 출시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도 PC수요 진작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여서 올 한해는 PC업계에 최악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추락하는 PC시장=업계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7월 한달동안 18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만4천대보다 25% 줄어든 것이다. 기대를 걸었던 노트북PC 시장도 저조했다. 지난해 3만대가 팔린 노트북PC는 7월 2만8천여대가 판매되는 데 그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의 이채기 선임연구원은 "PC 신규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대체수요도 경기침체로 인해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한 윈도XP도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대응=PC업체들은 신규수요보다는 대체수요를 잡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그동안 고가로 인식돼온 고성능 펜티엄4 PC 가격을 펜티엄Ⅲ 수준으로 내리고 무이자할부 등으로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PC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PC업체들의 펜티엄4 매출비중이 전체판매액의 30%를 넘어섰다. PC업계는 8월에도 무이자할부 적용품목을 확대하고 보상판매 가격인하 등을 통해 펜티엄4 매출을 늘릴 계획이나 전반적인 수요 부진으로 고심하고 있다. ◇외국업체의 약진=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국내 PC업체들과는 달리 LGIBM과 컴팩은 올들어 매출이 크게 뛰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가트너가 발표한 '국내 PC시장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LGIBM은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이 4만9천4백여대(PC서버 포함)였으나 올해는 7만9천5백60여대로 6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점유율도 6%에서 11%로 껑충 뛰었다. 올해초 일반소비자용 PC시장에 진출한 컴팩컴퓨터는 무려 92%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1만8천4백여대를 팔았으나 올해는 3만5천3백여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을 5%로 끌어올렸다. 반면 삼성전자 삼보컴퓨터는 매출이 각각 18%,27% 줄었다.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 등 중견 PC업체들도 각각 2%,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