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가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북한 진출에 다시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지난 92년 처음으로 북한에서 의류 임가공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인 사업 강화를 통해 올해 1천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 5월 북한 평양공장에 있는 노후 설비 교체와 부족설비 보충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을 대출받기도 했다. ㈜성도는 아동복 브랜드 톰키드의 중국 진출을 추진키로 하고 원가 경쟁력을 고려해 북한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도는 북한 내 생산 협력업체 선정을 끝낸 상태이며 내년 상반기 중 사업추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섬유업계가 북한 진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나타내는 것은 원가경쟁력측면에서 북한진출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북한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중국이나 동남아 제품에 비해 품질은 우수한 반면 국내 생산 보다 제 경비를 포함해 가격이 평균 20% 정도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유로운 왕래가 어려운 점 등 여러가지 제한점들도 지적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대북 교류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인적교류가 안 된다는 점"이라며 "복잡한 공정의 경우 기술전수를 해줘야 하는데 인적교류가 안돼 품질관리가 어려운 것도 북한진출 업체들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직물업계의 불황 극복 방안의 하나로 과잉설비를 북한에 보내자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대구경북견직물공업협동조합은 최근 섬산연에 보낸 건의문을 통해 국내 과잉설비의 북한이전을 불황 극복의 한 방법으로 제시했다. 조합은 직물업계의 불황은 과잉 생산설비에 있다고 분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과잉 설비의 해외매각, 제3국 투자, 폐기처분, 대북지원 등 4가지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