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합병(M&A)형 투자를 통해 외자기업으로바뀐 기업들이 추가로 국내투자를 유발하거나 기술진보를 촉진하는데는 기여하지 못하면서 내수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자체기업의 재무구조를 튼튼히 하고 사업구조를 단순화하는데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LG경제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M&A형 직접투자를 통해 외자기업으로 바뀐 25개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해 2일 내놓은 '외자변신기업의 특징'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자기업들의 매출액대비 설비투자는 작년기준 3.7%로 외자기업으로 매각되기 이전인 97년의 5.9%보다 2.2%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상장제조업 평균 7.9%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매출액대비 연구개발(R&D) 투자비중은 0.3%로 97년의 0.2%보다 조금 늘어나는데 그쳤으며 제조업평균 1.5%보다는 매우 낮았다. 또 이들 외자기업은 예상과 달리 종업원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도 매출액대비 교육훈련비중은 0.03%로 매각이전인 97년 0.02%보다 소폭 늘어났으나 제조업평균 0.1%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편이었다. 이는 현장에서 즉시 활용이 가능한 사람 위주로 채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외자기업의 수익성도 예상과 달리 호전되지 않았다. 자산수익률은 8.3%에서 5.7%로 하락해 상장 제조업이 7.0%에서 7.5%로 높아진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외자기업들의 판매관리비 비중은 97년 10.0%에서 작년에는 11.7%로 높아지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247%포인트나 떨어진 132%로 상장제조업의 182%보다 훨씬 낮았고 차입금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상장제조업의 46%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이자보상배율은 1.3배에서 2.0배로 올라갔다. 같은 기간 상장제조업은 1.5배에서 1.6배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LG경제연구원의 박상수 연구위원은 "외자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견실히 하고 사업구조를 단순화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투자확대보다는 내수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