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돼 8월1일완전 독립기업으로 자력회생의 길을 걷게 된다. 31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6월 하순 신청했던 계열분리 문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승인 판정을 내림에 따라 현대그룹과의 실질적.법적 결별이 이뤄져 8월1일자로 독립기업으로 거듭난다. 현대건설은 지난 5월1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등 기존 대주주의 완전감자가 결의되고 6월30일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이뤄지면서 실질적으로는이미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상태였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공정위의 승인을 얻어 법적으로도 현대그룹으로부터 완전 분리, 30대 기업집단 소속회사에서 제외됨에 따라 상호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 계열사 채무보증 금지 등의 제재를 받지 않게 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47년 설립돼 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왕국'을 건설하는 모태기업의 역할을 했으며 이미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됐거나 분리 예정인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의 설립-성장을 견인했었다. 현대건설은 그러나 지난 해 정몽헌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간 '왕자의난'에 얽혀 시장의 신뢰를 잃은 데다 과도한 차입경영에 현금유동성 부족으로 법정관리의 위기에 놓이는 등 호된 시련을 겪은 끝에 그룹에서 분리되는 운명을 맞았다. 정몽헌 회장 등 대주주의 완전감자와 채권금융기관의 출자전환으로 현대건설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 자본금 1조5천억원대, 부채비율 300%대의 우량 건설회사로 거듭났다. 심현영 사장 체제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현대건설은 6월말 381명의임직원을 명예퇴직으로 정리한 데 이어 연말까지 600여명을 재택근무, 무급휴직 등의 방법으로 추가 정리, 1인당 생산성 15억원의 초우량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와 함께 `부실'의 원인이 된 과도한 차입경영 및 외형위주 경영을지양하고 수익성위주 경영을 펼치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전환,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한편 현대건설과 함께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가 8월1일 계열분리됨에 따라 현대그룹은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종합상사, 현대아산, 현대택배를 주요기업으로 하는 `중(中)그룹'으로 전락하게 됐다. 현대그룹은 작년 말 기준 계열사 26개, 총자산 53조6천320억원(공정위 기업집단지정 기준)의 재계서열 2위 대그룹에서 계열사 19개, 총자산 28조4천102억원의 5위그룹으로 위축된다. 여기에 현대상선이 보유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중인 현대중공업이 내년 3월말 이내에 계열에서 떨어지고 미국 AIG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중인 투신증권, 증권마저 그룹에서 분리되면 현대그룹은 재계서열 10위 밖으로 밀릴운명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