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반도체 경기가 바닥권에 들어섰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북미시장에서 1백28메가 D램(PC133)의 가격이 평균 1.8달러선에 머물고 있다. 2백56메가 D램도 지난주 4.45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현물시장에서는 1백28메가 D램이 지난주 1.74달러에서 1.64달러로 하락했으나 하락폭이 현저히 둔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전문가들 사이에서 반도체 가격이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반도체시황 전문기관인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주간 보고서에서 "U자형의 바닥이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지난 2주간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에 근접해 더 이상의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반도체전문기관 컨버지의 애널리스트인 조 로시노는 "지난 2주간 D램 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달 말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최저점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바닥론자'들은 PC업체들이 연말부터 펜티엄4를 채용한 PC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값이 크게 떨어진 메모리 구입을 늘릴 가능성이 큰 점을 들고 있다. 또 일부 업체의 감산과 투자축소,재고조정 노력도 서서히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주요 반도체업체의 2·4분기 실적발표와 맞물려 비관론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메리츠증권의 최석포 연구위원은 "현재의 반도체 불황은 세계경기의 침체국면 속에 수요부진에 의해 초래돼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중반 이후에나 가능할 것"라고 내다봤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