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울산,경남지역 상장사들은 대부분 창업주와그 친족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임원인사와 경영전략 등 중요 의사결정도 이사회가 아닌 최고경영자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동아대 대학원의 심사를 통과한 부산상공회의소 윤중걸사무국장의 `부산권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지배구조와 은행의 역할'이란 제학 박사학위 논문에서 밝혀졌다. 28일 이 논문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지역 73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분석한 결과 현재 최대주주는 창업자(21.9%)와 그 친족(45.2%)의 비율이 67.1%나됐고 계열사(15.1%),국내법인(8.2%),금융기관(4.1%),외국법인(4.1%)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10곳 중 8곳 이상이 창업자나 친족, 계열사 등 창업자의 영향력 아래 있는 셈이다. 이같은 기업의 소유구조는 자산규모에 따라 별 차이가 없었다. 이런 창업자 위주의 소유구조에 따라 임원의 인사에 있어 대주주나 모회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반면 외부 전문가 발탁은 많지 않았다. 사장을 포함한 임원인사에 있어서 창업자나 그 친족의 의향이 강하게 작용한다고 밝힌 상장자가 전체의 39.7%나 됐다. 반면 주거래은행의 개입은 11%에 불과했고 사장.부사장 등 경영진에 외부발탁인사가 이뤄지는 기업도 15.1%에 그쳤다. 또 경영전략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사회가 아닌 특정 인물(회장,사장 등 최고경영자)에 의해 실질적으로 판단되는 기업이 39.7%나 됐다. 이에따라 절반을 넘는 56.2%의 상장사에서 최고경영자가 주관하는 경영회의에서 중요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이사회는 그것을 확인하는 자리에 그치고 있었다. 상장사들의 자금조달 형태에 있어서는 자산담보부증권 이용률(과거 5년간 91.8%,향후 97.3%)과 은행차입 이용률(과거 5년간 89%,향후 72.6%)이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보유자산을 담보로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그만큼 기업경영의 감시자로서 은행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라고 윤 사무국장은 지적했다. 이와관련 상장사들은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를 위해 누가 최대주주가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금융기관(26%)을 꼽은 기업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창업자(23.3%)라고 대답했다. 윤 사무국장은 "이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주도적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안정적인 기업경영을 위해서는 창업자가 대주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경영자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이영희기자 lyh9502@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