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호텔롯데의 기자회견장에서 권성문 KTB네트워크 사장은 말끝마다 '글로벌라이제이션(국제화)'을 강조했다. 그는 "KTB네트워크의 장기 발전을 위해 최고경영자(CEO)의 일터를 미국으로 옮기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항간의 악성 루머를 일축했다. ―언제 미국으로 가며 언제 오나. "8월2일 출국한다. 물론 가족들도 같이 간다. 일단 1년간 미국에 있을 예정이다. 늦어도 2003년 6월안에 귀국할 것이다. 2003년 6월말은 KTB네트워크가 세계 최고의 벤처캐피털이 되기 위한 장기플랜을 완성하기로 한 시기로 우리로서는 무척 중요한 날이다" ―미국으로 가는 이유는. "KTB네트워크 내부적으로는 올들어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장기발전을 위해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시급하다는 결론이 내려졌으며 회사 대표가 미국으로 일터를 옮기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나오게 됐다. 미국에서 글로벌라이제이션을 핵심으로 한 KTB네트워크의 장기발전방안을 만들 것이다" ―수시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발전전략을 짜도 되지 않느냐. "회사조직에 분명한 시그널(신호)을 주기 위해 1∼2년간 완전히 일터를 바꾸는 극단 조치를 취했다. 정작 회사발전에 기여할 만한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지를 걱정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도피성일 것이라는 등 항간에 루머와 억측이 있는데. "이해할 수 없다. 조사받을 것은 다 받았으나 문제가 없었다. 혹시라도 회사에 약간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CEO가 미국으로 떠날 수 있겠는가. 논리적으로도 말이 안된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하필 불경기로 어수선한 요즘 같은 시기를 택한 이유는. "호경기일 때에는 벤처캐피털의 일상적인 투자업무로 바쁘다. 요즘같은 하강국면이 오히려 장기 발전 방안을 구상하기 좋다. 미국에서 건별 투자결정 같은 일상적인 벤처캐피털 업무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구체적인 결정을 해본 적은 없다. 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CEO의 임무라고 본다" ―귀국하면 CEO로 돌아오는가. "미국에 가더라도 KTB네트워크의 대표이사(비상근)인 것은 분명하다. 귀국하면 상근 CEO로 복귀하고 싶다. 그렇지만 KTB네트워크의 모든 일이 효율적으로 돌아간다면 굳이 CEO 복귀를 고집할 필요도 없다"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