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다음달부터 포르투갈 현지공장(법인명 SPEM)의 가동을 무기한 중단한다.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 회사 전체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25% 93% 감소하는 등 실적도 악화됐다고 발표했다. SPEM은 삼성전기의 첫 해외생산기지로 위성방송수신기(셋톱박스)를 주로 생산해 왔으며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천4백만달러 규모다. 삼성은 지난해 현지인 재무담당자의 불법적인 선물환 거래로 발생한 6천만달러의 손실과 불황에 따른 매출부진으로 정상영업이 어려워져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SPEM은 지난해 1억8천5백만달러의 외형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엔 2천8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삼성전기가 선물환 손실과 관련한 거래은행과의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가동중단 결정을 내림에 따라 SPEM의 기존 채무상환 계획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측은 포르투갈 법인이 오는 2006년 9백70만달러의 순익을 예상할 정도로 전망이 밝다며 법인의 자체 이익내에서 손실을 분할 상환하겠다고 밝혔었다. 회사 관계자는 "법인 폐쇄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선물환 거래로 인한 피해분담 협상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기의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줄어든 1조5천2백80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상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46% 감소한 1천2백17억원, 영업이익은 93%나 급감한 95억원이다. 순이익도 작년 동기대비 53% 줄어든 9백22억원에 그쳤다. 회사측은 세계 IT산업 침체가 회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주력품목인 적층 세라믹 초소형 콘덴서(MLCC) 등 수동부품의 공급 초과상태가 지속돼 실적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그러나 휴대폰 분야에서는 GSM용 부품을 늘려가고 중국 톈진(天津) 등 현지법인의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 램버스D램 모듈용 기판 등 고수익제품의 수주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하반기 수익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