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주택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집값은 급등하고 매매도 매우 활발하다. 이같은 주택시장 활황은 꺼져가는 미 경제를 되살리는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6일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6월중 미국의 기존 단독주택 판매가격(중간가격대 기준)은 15만2천6백달러를 기록,한달전의 14만5천달러에 비해 5% 이상 올랐다. 지역별로는 남부 지역이 13%,서부 지역이 6.9%,북동부와 중서부는 각각 4.1%와 3.2%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또 이 기간의 주택매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늘어나면서 연율로 5백33만채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치(5백30만채)를 뛰어넘는 것으로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은 활황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수치는 전달의 연율 5백36만채의 매매건수에 비해서는 0.6% 감소한 것이지만 사상 다섯번째로 많은 매매건수다. 사상 최고 기록은 지난해 6월의 5백45만채였다. 전문가들은 "주택 부문은 경기 둔화 속에서도 계속 이례적인 강세를 보였다"며 "나머지 경제 부문들도 이에 힘을 받아 호전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 의장도 지난 24일 상원 증언에서 "주택 부문이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지속적인 주택 가격의 상승은 증시 침체와는 대조적으로 경제에 보탬이 돼왔다"고 지적했다. 주택판매동향은 향후 소비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소비자들은 일단 주택을 새로 사면 가구 인테리어 전자제품 등 각종 가정용품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또 주택가격의 상승은 현금 유동성을 높여 소비 심리를 부추기는 효과를 낳는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