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에어컨은 전기요금 먹는 하마?' 올 여름 전기요금을 평소보다 서너배 이상 부담해야 할 가정이 많아질 전망이어서 소비자들과 한국전력 사이에 전기요금을 놓고 한바탕 전쟁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월 전기사용량이 3백㎾h를 넘으면 초과 전력사용량에 대해 요금을 최고 40%까지 올려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력사용량 1㎾h당 전기요금이 최저 34.50원에서 최고 6백39.40원까지 무려 18.5배나 차이가 난다. 대기업 과장 A씨는 절전형 에어컨을 새로 구입해 거실에 설치했다. 전기요금이라야 월 1만∼2만원 더 내면 되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A씨의 생각은 큰 오산임이 금세 드러났다. 전기요금을 종전의 3배 가까이 내야했기 때문. A씨의 에어컨은 용량 2㎾짜리 가정용 18평형. 하루 3시간씩 한달간 쓰면 에어컨이 1백80㎾h를 잡아먹게 된다. 평소에 3백㎾h 안팎의 전기를 썼던 A씨 가정은 이달에 모두 4백80㎾h의 전기를 쓴 것이다. 문제는 누진제 확대로 전기요금이 예상보다 훨씬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 월 3백㎾h를 쓰면 4만9백90원이지만 누진제 확대로 인해 4백80㎾h에 대한 전기요금은 11만6천1백30원이나 됐다. 전력 사용량은 불과 60% 늘었지만 전기요금은 1백83%나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A씨의 상황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지난해 월 평균 3백㎾h 이상의 전기를 사용한 가정은 전체 1천6백46만 가구중 9.6%(1백45만 가구)였다. 그러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8월만 보면 15.6%(2백57만 가구)가 3백㎾h 넘게 전기를 썼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