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 집권 후 급격히 안정되고 있는 루피아화 초강세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까.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인도네시아 경제 회생과 외국인 투자 유치 가능성과 관련해 최근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루피아화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루피아화는 지난 23일 압두라만 와히드 전(前) 대통령의 탄핵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초강세로 돌아서 자카르타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만230에 거래됐으며 24일에는 1만선을 깨고 9천850에 폐장했다. 통화 가치가 지난 20일 폐장가 1만1천150보다 무려 11.7%나 평가절상된 것으로 최근 4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루피아화 강세 전환은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이 평화적인 정권 교체에 성공한 메가와티 대통령 취임을 축하한데다 새정부가 그동안 외국인 투자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한 치안불안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가와티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과 협력해 각종 개혁 프로그램을 조속히 이행할 것이라고 천명, 작년 12월 예정됐다가 취소된 4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이 조만간 집행돼 국제 사회의 신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통화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아나 은행의 파르디 켄디 은행장은 "최근 수년간 계속된 정국불안이 조만간 안정될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금융 거래자들이 달러를 시장에 투매해 루피아화가 강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루피아화는 강세 행진을 장기간 이어가지 못하고 달러당 9천800-1만200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금융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켄디 은행장은 "금융시장은 신정부와 밀월관계에 있다. 이 기간은 와히드 출범때보다 훨씬 짧아질 것이다. 이르면 1-2일내에 강세 행진이 멈출 수 있다. 각종 문제점들이 메가와티 정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5일 외환시장에서는 루피아화가 9천920에 거래돼 전날보다 다소 약세를 보였다. 한빛은행 현지 지점의 이관식 이사는 "만기 도래한 대외 채무를 안고 있는 대부분 민간 기업들이 환율 9천800선에서 채무 상환을 위해 달러를 집중 매입할 것으로 보여 루피아화는 9천800-1만200선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수출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교민들은 그동안 급격한 노임 상승과 노사분규, 수출물량 감소에도 불구, 환율 상승에 힘입어 국제 경쟁력을 그나마 유지했으나 루피아화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경우 기업 경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