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에서는 엉뚱한 전공자가 기업 총수로 적당하다' 미국의 최고경영자(CEO) 알선업체인 스펜서스튜어트가 내린 결론이다. 외국 역사와 문화를 잘 아는 역사 및 철학 어학 등 인문학 전공자들이 글로벌 시대에 맞는 CEO라는 것. 이 업체는 25일 기업 총수들의 대학과 전공을 조사한 '1천대 미 기업 CEO 학력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중퇴자들 중에도 최고 경영인이 된 인물이 많다. 또 CEO들중 하버드나 예일 등 아이비리그대학을 나온 사람은 10명중 1명 꼴에 불과하다. 경영학석사(MBA) 출신 CEO는 10명중 3명꼴로 나타났다. ◇인문학 전공자들의 두각=칼리 피오리나 휴렛팩커드(HP) 회장은 스탠퍼드대에서 중세역사와 철학을 전공했다. 마이클 아이즈너 월트디즈니 CEO의 대학(데니슨) 전공은 영문학이었다. 모두가 전공과 회사업종과는 별 관계가 없다. 아이즈너 CEO는 "어떤 사업을 하든 인간관계가 핵심이다.따라서 문학은 직원과 고객을 다루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며 인문학 전공자가 회사경영에서 비교 우위를 갖는다고 말한다. 피오리나 회장은 글로벌 시대에는 세계를 알아야 한다며 어학과 역사 철학을 공부한 사람이 세계 경영을 잘 할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퇴자와 비명문대 출신들의 성공=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은 텍사스대 생물학과를 1학년때 그만두고 회사를 차렸다. 빌 게이츠 회장은 하버드대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다가 중간에 학업을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했다. 대기업 총수 중에는 명문대 출신이 드물고 평범한 대학 출신들이 최상위 기업들의 총수 자리를 거의 석권하고 있다. 잭 웰치 GE 회장은 일리노이대를 나오고 마이클 암스트롱 AT&T 회장은 마이애미대를 졸업했다. 이밖에 리 레이먼드 엑슨모빌회장(미네소타대) 리처드 와고너 GM회장(듀크대) 등은 소위 일류대 출신이 아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