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올 상반기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의 감소율을 보였다. 일본 재무성은 24일 "올 상반기에 3조2천억엔(2백59억달러)에 이르는 무역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하고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4%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1947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일본의 무역흑자가 급감하고 있는 것은 세계 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한 데다 엔화 약세로 기름 등 에너지 수입 비용이 크게 늘면서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때문이다. 일본의 올 상반기 수출은 조선 자동차 전자제품의 매출 감소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1%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같은 기간 13% 증가했다. 수요가 준 상태에서는 엔화 약세가 수출보다는 수입을 증대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올 상반기 엔화환율은 달러당 1백19.58엔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달러당 1백6.62엔에 비해 크게 올랐다. 엔화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 최근에는 엔화가 달러당 1백23∼1백24엔에 거래되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는 일본의 6월 무역흑자가 전월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6천5백11억엔을 기록했지만 이를 경기 회복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5월에 비해 수입이 13% 줄어든 게 주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는 생산장비 등의 수입이 줄어든 때문으로 일본 기업들의 감산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모든 물품과 서비스 생산을 측정하는 총산업지수도 지난 5월에 전월 대비 0.9% 하락해 일본 경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