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삼성그룹 내부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죽을맛'이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의 실적악화는 제쳐두고라도 이건희 회장의 '10년후 미래사업' 마련 지시에 아직까지 딱 부러진 '답안'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삼성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룹 구조조정본부는 이달초 각 계열사별로 10년앞을 내다보는 중장기 미래사업안을 취합, 집중적인 검토작업을 진행중이다. 문제는 각 계열사로부터 올라온 사업안이 기대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라는것.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사업을 '재탕'하거나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추진하기엔규모가 너무 작은 사업이 주류라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대부분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벤처기업이 할만한 것 밖에 없더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비메모리 반도체와 로봇, 모바일, 게임, 생물산업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삼성그룹 전체의 10년을 내다보는 미래사업이라고 보기에는 무게와 선도(鮮度)가 떨어진다는게 대체적인 평. 이에 따라 이달말 또는 8월초로 윤곽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던 미래사업 최종안은 당분간 성안되기 어려울 것이란게 삼성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룹 관계자는 "10년후 미래사업을 그린다는게 말처럼 쉽느냐"며 "특별히 데드라인을 정한 것도 아니어서 차분히 시간을 갖고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재계는 반도체 부진으로 시험대에 오른 삼성이 반도체에 필적할만한 '반도체 이후'의 미래사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