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와 거래처의 정서가 바뀐다 - 설문조사 ] 외국 자본은 한국인의 소비생활과 금융거래 등에서 빠르게 뿌리내리고있으며 서울을 중심으로 나이가 젊고 소득이 높을수록 외자계에 호감을 보여 앞으로 외자계의 시장파워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젊은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외국계 직장을 국내 기업보다 선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국내 기업들은 외자계 거래기업이나 은행의 의사결정이 빠르고 투명한 점, 지연 학연 음성로비 등이 통하지 않는 점 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외국 기업들이 한국의 비즈니스 풍토에 변화를 가져 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신문이 리서치 인터내셔널 코리아(RIK)에 의뢰해서 실시한 외국계 자본에 대한 국민(대기업직원 1천명, 중기 3백명)의식 조사는 외환위기 이후 폭발적으로 유입된 '외국자본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외자계에 대한 단편적인 '호불호(好不好)'는 많이 논의돼 왔지만 이번 처럼 체계적인 여론조사가 이뤄지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생활속에 뿌리내리는 외자계 =외국산 가전제품 등의 보유비율이 연련층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20대 20%, 30대 17.2%, 40대 이상 15.4%) 이에 따라 앞으로 갈수록 외국산 제품의 소비계층이 두터워질 것으로 분석됐다. 외제 보유비율은 서울(19.0%)과 대구(18.6%) 지역이 전국 평균(17.2%)을 앞질러 지역별로 외제선호 편차를 보였다. 월마트나 까르푸와 같은 외국계 할인점을 이용한 적이 없는 사람은 응답자의 17.3%에 불과했다. 쇼핑 경험자중 외자계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대답(40.3%)이 '의식한다'(33.8%)는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이는 외국산 소비재나 소매점들이 한국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점차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이 젊을수록 "외국기업에서 일하고 싶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 기업보다 직장으로서 더 매력적이냐'는 질문에는 45.3%가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18.9%에 머물렀다. 외국계 직장이 국내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비율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나 향후 외자계로 젊은이들이 많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20대 54.8%, 40대 37.3%) 또 남성(42.6%)보다 여성(56%)이 외국계 직장을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왔다. 외국계 기업을 선호하는 이유(2개까지 복수응답 가능)로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6%가 합리적인 인재평가를 들었으며 높은 급여 수준과 짧은 근무시간 등을 차례로 꼽았다. 응답자들은 또 '같은 업종에 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일정기간을 근무하면 국내 업체보다 외자계 기업 종사자의 업무능력이 더 우수해진다'는 세간의 얘기에 54.2%가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화여대 전주성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종신고용 신화가 붕괴되고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라며 "이번 조사결과는 기회가 닿는 대로 급여와 근무여건이 좋은 외국계 기업으로 직장을 옮기고 싶은 샐러리맨들의 불안심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외자계 은행에 대한 호평 =제일은행 등 외자계로 탈바꿈한 은행들의 서비스가 국내 토종은행(한빛 조흥 등)에 비해 좋아졌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3.1%는 '좋아졌다'고 대답했다. 반면 '그렇지 않다'는 비율도 32.3%에 달했다. 외자계 전환 은행의 차별점(2개까지 복수응답 가능)으로는 △우수한 고객관리(49.5%) △신속하고 빠른 업무처리(31.1%) △친절도 개선(28.4%) 등의 순으로 대답했다. 외국계 은행과 거래를 해본 중소기업들중 38.1%가 '양질의 서비스'를 꼽았고 25.5%는 신속하고 투명한 업무처리등을 들었다. 비즈니스관행 변화에 호의적인 시각 ='국내에 진출한 외자계의 경영스타일이 선진적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6.2%가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8.1%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대구지역의 경우 '선진적'이라는 반응이 30.0%에 불과한 반면 서울은 62.8%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외국계 기업들과 거래를 해본 국내 기업들은 외국 기업의 장점으로 '업무처리나 의사결정이 합리적이고 투명하다'는데 가장 높은 점수(29.8%)를 주었다. 이어 '고객중심서비스(20.5%), 경영노하우 전수에 적극적(17.5%), 지연 학연 음성로비 거부(7.02%)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외자 적극유치 위해 서구화 앞당기자 =외환위기 이후 많은 대기업들과 은행들이 외국계에 팔거나 외국인 직접투자 등을 통한 외자유입에 대해 응답자(대기업)의 48.8%는 '긍정적이고 바람직하다'고 대답했으며 부정적이라는 반응은 24.7%에 그쳤다. 성별로는 남성(52.7%)이 여성(33.5%)보다 훨씬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 종사자 3명중 2명이 대우차 해외매각에 긍정적 이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47.7%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값을 받고 팔아야 한다'고 응鄂煞?18.9%는 '싼 가격에라도 빨리 팔아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33.1%는 '공적자금을 더 투입하더라도 국민기업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외자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2개까지 복수응답 가능)로는 △기술 이전 및 선진경영기법 도입(53.1%) △품질 및 서비스 향상(45.9%) △부실기업 정리 등 구조조정 촉진(24.4%) △고용 창출(23.2%) △지역경제 활성화(18.4%) 등의 순이었다. 또 응답자의 91.4%는 앞으로 양질의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국내 비즈니스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영어의 생활화 등을 이뤄야 한다고 대답해 외자유치 환경조성에 열의를 보였다. [ 기획취재부 : 오춘호.조일훈.장경영 기자 ohchoon@hankyung.com ] [ 포항제철 협찬.한국언론재단 지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