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거대한 보험시장 개방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간의 마찰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중국협상단이 20일 밝혔다. WTO 중국가입작업반은 지난 16-20일 제네바에서 제17차 회의를 갖고 중국의 WTO가입협상과 관련한 각종 이견을 대부분 마무리했으나 미국의 보험그룹인 AIG의 중국내 영업권 문제를 유일한 미결과제로 남겼다. 중국가입작업반은 오는 9월10일 다시 WTO 가입에 따른 회의를 가질 예정이나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회의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 미-EU간 마찰의 핵심은 지난 92년 이래 중국에서 100% 지분을 갖고 영업중인 AIG의 법적 지위 문제. 유럽은 기존 AIG의 기존 영업망(4개 지사망)에 대해서는 기득권을 인정하겠지만 앞으로 개설될 AIG 지사는 WTO 규정에 따라 외국인투자 상한선 50%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AIG가 추가로 개설하는 지사도 새 사업이 아니라 기존 사업의 연장이므로 기득권 조항에 따라 100% 지분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중국측 수석대표인 룽융투(龍永圖)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은 "일개 회사의문제가 이같은 정부대 정부 협상에서 거론돼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미-유럽간 분쟁의 해결책이 발견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그러나 양측간에 어떤 협상일정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다른 미국과 유럽의 보험회사 3개는 중국이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WTO 가입 후에도 약간의 지분 변동만 따르게 된다. WTO는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각료회의에서 중국의 가입을 승인할 예정이다. 그러나 9월 제네바 회의에서 이 문제가 타결되지 않는다면 중국은 연내 WTO에 가입하지 못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제네바 AP.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