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영 < 산업자원부 자본재산업국장 > 국내 철강산업은 지난 30여년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세계 6위의 철강 생산국가로 도약했다. 그러나 최근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은 세계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1억8천만t이나 과잉인 상태다. 수요침체에도 각국의 철강업계가 경쟁적으로 생산을 늘린 결과다. 공급과잉은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된 이유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은 통상법 201조(긴급수입제한 조치)로 무장하고 수입철강재로 인한 자국 철강산업의 피해조사를 개시했다. 그 영향으로 철강 통상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EU 일본 중국 등지에서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철강업체간 통합,제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내의 경우 건설경기 부진 등에 따른 수요위축으로 상반기 중 내수가 2.6% 감소했다. 상반기중 수출은 물량기준 3.8% 증가했다. 하지만 금액 기준으론 9.9% 감소한 35억달러에 그쳤다. 철강 국제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특히 냉연강판, 철근 등 일부 품목은 공급과잉으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적정수준의 이익을 확보하지 못해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런 안팎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업체와 합병.제휴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노후.비효율 설비도 자체적으로 폐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별로 없다. 정부는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 유지와 향상을 위해 여섯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철강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 추진을 유도하고 있다. 둘째, 금속소재기술센터(TIC)를 거점으로 신기술 개발 촉진 및 개발된 기술의 실용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셋째, 철강산업과 IT기술의 접목을 통해 선진형의 혁신적인 유통기반을 구축토록 유도하고 있다. 넷째, 환경친화적인 산업으로 전환하도록 제강 폐기물의 자원화와 재활용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섯째, 오는 2004년에 시행되는 철강제품의 관세 무세화에 대비, 원료와 비경쟁 반제품의 조기 무세화 노력을 꾀하고 있다. 마지막으론 철강제품의 통상마찰에 따른 국내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통상현안과 관련, 업계와의 긴밀한 협조로 적극 대처하고 마찰국가와의 양자.다자간 협의 등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의 협력도 절실히 요구된다. 수익성이 낮은 상태에서 지나친 경쟁은 지양해야 한다. 합리적인 생산.판매.설비투자와 함께 부가가치가 높은 신기술,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공존을 위한 업계간의 제휴 역시 절실한 시점이다. 개별업체의 경쟁력을 토대로 상호 협력해 나간다면 현재 겪고 있는 난국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으로 본다.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업계, 학계 및 연구소, 정부가 유기적으로 협조한다면 한국 철강산업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