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3일자 최신호를 통해 미국 경제의 침체가 계속됨에 따라 수출 위주의 아시아 경제가 지난 97년 경제위기에 이어 또다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만의 경우 지난 70년대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태국식의 금융위기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대만의 올 2.4분기 수출은 17%나 줄어들었으며 한국과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도 수출이 감소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잡지는 전했다. 현재 이들 국가의 정책당국과 기업인은 미국 경제가 이르면 올 4·4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데 타임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실시한 금리인하가 이러한 자신감을 갖게 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정한영 연구위원은 경제사정이 얼마나 빨리 나아질지는 미국경제의 회복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타임은 그러나 AMD와 컴팩, 델과 같은 미국기업들의 중간 실적 악화 경고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런 기대가 꺾이고 있다고 전했다. 잡지는 이들 아시아국가가 지난번 경제위기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아직 해결하지못했다고 지적하고 철저한 구조조정만이 경제위기의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타임은 한국의 경우 김대중 정부의 개혁에는 일정 부분 평가를 하면서도 부실기업 퇴출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태국에 대해서는 기업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아은행들이 대출을 꺼리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타임은 또한 아시아국가중 유일하게 중국만이 수출 및 소비가 감소하지 않고 현재 7%대의 성장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홍콩대학의 마이클 엔라이트 경영학 교수는 한국과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기업들이 값싼 인건비와 막대한 시장규모를 노리고 중국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중국의 막대한 생산력이 아시아국가들을 조만간 제껴 버릴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들 국가는 이제 새로운 성장의 근원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