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 호황을 대비한다' 포항제철 삼남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일신방직 등 일부 제철 유화업체들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원가 절감을 위해 시설을 자동화하거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라인을 교체하고 있다. 중국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해 라인을 신설하는 경우도 있다. 포항제철은 18일 하반기 중 고부가가치 제품,에너지 절감 및 환경개선 설비 등에 약 4천9백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상반기(3천1백여억원)보다 50%,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50% 증가한 규모다. 투자 분야는 스테인리스 3제강공장 신설,포항 화성 폐수처리설비 개선,광양 3열연 라인 개선,포항 2열연 설비 개선,광양 1·3 소결기 개선,포항 2제강공장 배열보일러 설치 등이다. 포철 관계자는 불황기를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시설 개보수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고 말했다. 일부 유화업체들도 시설을 확장 중이다. 삼남석유화학은 약 2천억원을 투자해 내년 말까지 폴리에스터의 주원료인 TPA(테레프탈산)의 생산능력을 40만t 늘리기로 했다. 삼양사,미쓰비시화학,LG칼텍스정유 등 주주사들은 지난달 15일 이사회에서 "중국 수출을 위해 과감히 증설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호남석유화학도 시설을 늘리고 있다. 올 연말까지 20만평의 여천1공장에 연산능력 23만t인 에틸렌 공장과 20만t 규모의 PP(폴리프로필렌) 공장을 증설,에틸렌과 PP 생산능력을 각각 69만t과 44만t으로 늘리기로 했다. 호남유화측은 "지난 99년 말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공장 증설로 연산능력이 33만7천t 규모로 늘어남에 따라 원료로 쓸 에틸렌이 부족해 에틸렌 공장 증설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섬유업체인 일신방직은 시설 자동화에 적극적이다. 지난 6월 3백억원을 들여 고급면방 소재인 코마사의 자동화 생산라인(청주공장)을 20% 증설했다. 정구학·김홍열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