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작년말이후 기업들의 수지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부실기업처리가 경제향방을 좌우하는 핵심변수로 떠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남미와 일부 현대계열사가 문제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동남아와 한보.기아 부실이 발생했던 97년 위기당시와 유사한 점이 있다면서 기업들은 최악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8일 '나빠지는 기업수지와 향후 대응'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연구소는 기업실적이 작년말부터 나빠지기 시작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2.4분기에도 더욱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매출액 순이익률이 작년 1.4분기에는 7.6%였으나 올해 1.4분기에는 2.5%로 떨어졌고 부채비율은 147%에서 157%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매출성장률도 작년 전체로는 18.1%였으나 올해 1.4분기는 6.3%로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단기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지난 1.4분기말 82.4%에 그치는 등 취약한 상태며 특히 10대그룹의 유동비율은 70.6%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올해 1.4분기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7.2%로 2분기연속 10%를 밑돌았으나 임금은 11.2%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 제조업체들의 거래소 유상증자는 지난 1∼5월 3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나 감소했고 지난 1.4분기말 회사채잔고는 74조원으로 작년말의 97조원에 비해 크게 줄어드는 등 기업들의 자본 확충.조달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부실규모가 생존한계를 넘어섰거나 아직도 구조조정에 소극적인 기업들은 도태가 불가피하다면서 이는 업계 전체에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다 시중 자금경색이 지속되고 있으며 기업채산성 악화로 인한 설비투자 위축은 앞으로의 매출부진과 당기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기업.업종별 양극화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상위 5대기업 순이익이 전체 흑자기업 이익의 53.8%를 차지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이들 5개 기업을 제외하면 작년에 6조원의 적자가 났으며 올해 1.4분기에도 3천억원의 흑자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또 정보기술(IT) 기업의 매출비중은 99년 전체로는 19.4%에서 올해 1.4분기에는21.1%로 높아졌고 IT기업의 순이익 비중도 39.2%에서 52.9%로 올라가는 등 IT와 비IT분야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의 10개업종별 상위 2개기업을 추려내 비교한 결과 작년말기준유동비율의 경우 한국이 71%로 미국 152%보다 매우 낮았고 수익의 미래성장성을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은 미국이 한국의 2.7배, 당기순이익률은 미국이 한국의 1.9배였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