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중남미발 위기에 대해 사태진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 총재는 18일 오전 한경 밀레니엄포럼 토론회에 참석, '최근 경제동향과 통화신용정책'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를 인용,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금융위기가 다른 신흥국가에 파급될 가능성이 있고 신흥시장에 대한 리스크평가가 전반적으로 엄격화될 경우 간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사태진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 등 3개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직접투자규모는 지난 5월말 현재 3억8천만달러로 아르헨티나 1억1천만달러, 브라질 2억달러,터키 7천만달러였다. 이들이 우리나라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입비중은 0.8%로 교역 및투자비중은 크지 않다. 전 총재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외환보유액의 꾸준한 확충으로 대외지급능력이 월등히 개선되고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도 지속적으로 추진, 국제금융시장이 우리나라와 여타 신흥시장국을 어느정도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 신흥시장국에 대한 국채 가산금리 추이에서도 우리나라는 오히려 소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국채금리 입찰 하루전인 9일에서 13일 사이에 국채가산금리가 5.71%포인트 상승했고 브라질은 4.5%포인트, 터키는 1.96%포인트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0.04%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신흥시장국 평균 국채 가산금리 상승폭은1.14%포인트였다. 전 총재는 해외여건이 불안해질수록 대내외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제정책을 세심하게 운용하고 시장원리에 의한 구조조정 추진을 통해 경제체질을 강화, 위기전염 가능성을 최소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 총재는 또 향후 통화정책은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실물경제활동 및 물가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가면서 시의성있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상반기에 물가상승률이 4.7%에 이른 것은 공공요금 인상에 크게 기인했던 만큼 공기업 경영합리화를 통한 공공요금 인상요인의 자체흡수 등 미시적차원의물가관리대책이 강력히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총재는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금융구조의 취약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운데다 경기둔화세가 지속돼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일부 대기업의 구조조정마저 차질을 빚으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jbt@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