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4일 아르헨티나의 환란을 계기로 우리나라 경제현실에 대한 진단과 경제정책 기조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민주당은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침체를 놓고 볼 때 우리 경제는 비관적이지 않다"며 상시적인 구조조정 시스템 구축과 제한적인 경기조절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한나라당은 "정부 여당이 경제현실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경제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 민주당 =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1천억 달러에 달하는 만큼 아르헨티나와 같은 환란위기는 없을 것이며, 상시적인 개혁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의 생산및 수출 의욕을 북돋울 제한적인 경기조절책을 사용할 경우 올해 4-5%의 성장은 무난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경제위기' 주장을 일축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대해 민주당은 세제개편, 금리인하를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 정책과 이를 위한 구체적 대안으로주식과 부동산 양도세 인하, 저리 설비투자자금 지원, 콜금리와 정책금리 인하 등을검토하고 있는 것은 `경기부양책'이 아닌 `제한적 경기조절책'이라고 반박했다. 강운태(姜雲太) 제2정조위원장은 "올해 4-5% 성장이 예상되는데, 이는 세계적인경제침체에 비춰볼 때 나쁜 것이 아니다"며 `비관론'을 경계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경기부양책은 무리하게 국채를 발행해 재정을 뒷받침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지만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것은 제한적 경기조절정책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정상적인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려는 것"이라며 "우리의 외환보유고가 1천억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우리는 경제를 낙관적으로 본 적이 없으며 야당이 무슨 근거로 포퓰리즘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야당의 비판을 반박한뒤 "경기불안요인이 주로 미.일 경제가 안좋다는 대외적 여건에 있는 만큼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4대개혁의 효과가 발휘돼 경제체질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또 "남미와 아시아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데 우리에게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해나가야 한다"며 "한나라당은 책임있는 공당으로서 장외집회로 국민을 불안하게 할 것이 아니라 민생과 국민경제 안정에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나라당 = 한나라당은 정부와 여당이 우리 경제현실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판단하고 있다며 대내외적 상황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구조조정 가속화 등 적극적인대처를 주문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단기적 경기부양책은 미봉책에 불과해실효를 거둘 수 없다며 경제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14일 "세계 유수의 경제전문기관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3%로 내다봤는데도 정부와 여당만은 4-5%의 높은 성장률을 제시하고 있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침체 여파가 상당히 큰 만큼 경제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환란위험이 금융시장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아도 간접 영향을 줘서 주가하락을 불러올 수도 있다"며 "아르헨티나가 무너진 것도 포퓰리즘 때문인 만큼 경제정책기조까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아르헨티나의 위기와 같은 외부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조조정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며 "특히 정부와 여당에서 추진하는 경기부양방침은 금융시장 정상화가 안되고, 기업의욕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경제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새로운 불안요소가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부는 지금이라도 아르헨티나 사태를타산지석으로 삼아 합리적이고 무사공평한 경제.금융정책을 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최이락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