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으나 은행 예금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내리면 시중자금이 투신사 등으로 옮겨가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을 것이란 한은의 예상은 빗나갔다는 성급한 지적도 나온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지난 6일과 9일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예금(MMDA)과 정기예금 금리를 0.1∼0.2%포인트씩 내렸지만 예금액은 증가했다. 외환은행의 MMDA는 지난 11일 잔액이 3조2천7백21억원으로 지난 5일 3조1천5백86억원보다 1천2백억원 정도 늘었다. 정기예금도 지난 5일 9조7천8백66억원에서 11일 9조7천9백7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정기예금과 MMDA 금리를 최고 0.2%포인트씩 인하한 한빛은행의 예금 잔액도 금리인하 이후 5일 동안 약 5천3백억원 늘어났다. 주택은행의 경우 지난 11일 MMDA와 정기예금 잔액이 지난 5일에 비해 2천5백억원 정도 불었다. 국민은행도 같은 기간중 MMDA와 정기예금이 1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내린 후에도 예금이 빠져 나가는 조짐은 없다"며 "특히 일시적인 여유자금을 넣어두는 예금인 MMDA는 금리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의 경우 만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금리가 내렸다고 금세 이동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금리인하 이후에도 안전성을 선호하는 시중자금은 계속 정기예금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최근 며칠 사이의 은행 예금 추이를 보고 금리인하 효과 여부를 따지는건 성급한 것"이라며 "은행 예금 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자금 이동 현상은 좀 더 시간이 지난 후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들어서도 은행으로 시중자금이 몰리는 현상은 지속돼 지난 9일까지 시중은행의 저축성 예금은 총 6조22억원 증가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