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콤 뉴질랜드"는 뉴질랜드의 국내.외 전화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난 1995년을 기준으로 가입자가 1백65만명에 이르는 뉴질랜드 최대 통신서비스회사다. 이 회사의 전신은 통신.우편.은행업무를 관장하는 정부 부처인 "뉴질랜드 포스트 오피스". 그러나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능률적인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1987년 국영기업으로의 변신 과정을 거쳐 1990년 완전 민영화됐다. 인수 회사는 미국의 아메리테크와 벨아틀랜틱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었다. 텔레콤 뉴질랜드가 민영화된 이유는 간단하다. 공기업 형태보다는 민간기업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산업의 특성상 성장이 빠르고 신규사업이 많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분야보다 민간의 "창의력"을 필요로 했다. 민영화가 된 뒤 가장 먼저 바뀐 것은 조직의 운영 목표. 과거 정부부처 시절에는 정치적.사회적인 목적에 의해 회사의 운영방향이 결정됐었다. 수익을 내는 것은 둘째였다. 심지어 대차대조표 같은 수익을 측정하는 기초 자료조차 갖추지 못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민간기업으로 재출범하자 뚜렷한 "상업적 목표"를 추구하게 됐다. 주주의 감시와 함께 배당 압력을 받게 되면서 경영의 효율화를 이루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조직의 혁신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1988년 공기업으로의 변신 과정에서 선임된 경영진은 2만5천명에 달했던 직원을 3년만에 1만5천명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이후 민간기업으로 거듭나면서 직원 수는 8천6백명으로 더 떨어졌다. 인원 감축과 더불어 비핵심 사업은 폐쇄되고 핵심 역량위주로 사업이 재편됐다. 사업하는 "마인드"가 바뀐 만큼 영업 전략도 철저히 상업적으로 변했다. 각종 요금 차별화를 단행,소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면서도 수익성을 높였다. 그 결과 1988년 19억7천만뉴질랜드달러에 불과했던 운영수입이 1992년에는 25억7천만뉴질랜드달러로 확대됐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