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부처의 5급 이상 간부급 공무원 4명 가운데 3명이 공직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에게 공무원직을 권하겠다는 사람은 10%에도 못 미쳤다. 8일 한국경제신문이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등 10개 경제부처에 근무하고 있는 5급 이상 공무원 1백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1 경제관료 의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75%가 심각하게 이직(移職)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회만 주어지면 떠나겠다'는 응답이 39.4%로 가장 많았고 '자주 떠날 생각을 한다'는 35.2%였다. 민간인으로 전직하려는 공무원들은 '생활이 어려워서'(22.8%) '공무원으로 이상을 이루기가 어려워서'(22.1%) '퇴보하는 느낌이 들어서'(22.1%) 등을 이유로 꼽았다. 관료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는 역시 지연.학연 등 연고주의(25.5%)에 대한 지적이 가장 많았다. 형식적 업무처리(23.6%)나 부처간 이기주의(23.0%)를 지적한 응답도 많았고 인사고과 등과 관련해 평가시스템이 무원칙(14.5%)한 것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병폐로 꼽혔다. 자녀의 직업으로 '공무원을 적극 권하고 싶다'는 공무원은 7.2%로 '적극적으로 말리겠다'(20.6%)의 3분의 1에 그쳤다. 대부분은 '자녀들이 공무원을 하겠다면 할 수 없다'(55.7%)는 방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공무원 노조설립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56.9%)이 찬성 입장을 보였다. '자신이 하는 일이 국가를 위해 매우 중요한가'라는 물음에는 절대다수(89%)가 '중요하다' '매우 중요하다'고 대답했고 퇴직 공무원을 공기업 임원으로 보내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예우인 만큼 유지해야 한다'(29.6%)고 답해 민간인들과는 크게 다른 태도를 보였다. 현승윤.유영석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