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국회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잘못된 진단과 처방으로 인해 경제난 및 정치 위기가 더욱 가중됐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최대 정당 민주투쟁당(PDIP)를 비롯한 9개 정파 소속 국회의원 50명은 6일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IMF는 경제위기 극복 처방을 내릴 것으로 기대됐으나 당초 약속한 구제금융의 80%를 아직까지 집행하지 않아 상황을 더욱 위험한 단계로 몰고 갔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이어 IMF가 인도네시아 내부 문제에 너무 깊숙히 개입한 것은 물론 심지어 국가주권까지 침해했다고 성토했다. 일례로 IMF 권고로 정부가 추진해온 금융기관 구조조정 정책으로 인해 일부 거대 은행들이 몰락했으며 중앙은행법 개정 요구 내용은 헌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것이다. 성명은 또 "IMF의 처방은 중앙은행과 거대 시중은행들에 대한 통제 전략의 일환"이라며 "IMF는 금융 및 재정 분야에서 발생한 60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책임져야할것"이라고 촉구했다. PDIP 소속의 아민 아르조소 의원은 "IMF가 지원한 구제금융중 30-40%가 정치인들의 손에 들어갔다. 이는 IMF와 정치 지도자의 공모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부패 조장에도 책임이 있다고 규탄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