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표대결로 난산을 겪었던 지난 5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하결정 이후 한국은행과 금통위 내부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표결 결과가 4대 3으로 나와 향후 경기나 물가 움직임에 따라 금리인하에 찬성표를 던졌던 측과 반대표를 행사했던 위원들 간에 입지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 한은 집행부와 금통위원들 간에도 '앙금'이 적지 않은 인상이다. 한은은 정책기획.금융시장.외환.조사국 등의 이코노미스트 5백여명이 총동원돼 두달동안 경기흐름을 읽어내려 했고 결국 이번이 금리인하 적기라고 결론을 내렸던 것. 그러나 일부 금통위원들이 집행부의 금리인하론을 강하게 비토하면서 어색한 분위기도 연출됐다는 후문이다. 일부 집행간부들은 금통위원들의 반론에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반면 금통위원들은 한은 집행부가 언론에 금리인하 방침을 흘렸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실정. 그동안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이 주로 금리인하를 주장해온 것과는 달리 이번 표결에선 주로 정부측에서 추천한 금통위원들이 이달 금리인하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점도 특이했다. 금리인하에 반대한 금통위원이 누구인지는 3개월 뒤 한은이 의사록을 공개하는 시점이 돼야 밝혀진다. 의사록은 인터넷 홈페이지(www.bok.or.kr)와 조사통계월보에 공개된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