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휴렛펙커드(HP)는 최근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한국에 투자를 많이 한 외국 기업"에서 3위를 차지했다. IT분야에서는 1위였다. HP는 미국에서도 세계화(글로벌라이제이션)에 가장 앞선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최준근 한국HP 사장은 휴렛팩커드의 목표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한국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겠다는 복안이다. -한국 벤처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식은 어떻습니까. "특히 IT분야에서 한국은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산업이기도 하고요. 각종 IT제품이나 서비스 창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국HP의 핵심 투자분야는 무엇입니까. "HP는 한국이 중요한 IT전문 생산기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팔리는 HP 제품은 대부분 한국에서 만든 것입니다. 이미 소비자제품에서 한국이 우위가 있다는 점을 HP가 입증해준 셈이죠. 나아가 HP는 국제구매본부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HP가 요청하는 규격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국내기업이 있으면 알선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본사에서 하는 업무와 국내 벤처업체를 연결하는 일종의 트레이딩 에이전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 벤처기업들과는 제휴 확대 계획은. "무선인터넷 분야에 핵심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및 지원을 통해 이들을 육성하기 위해 SK텔레콤과 함께 공동벤처기금(1천만달러)을 조성했습니다. 이 기금은 한국 기업만이 아니라 외국벤처들에도 지원됩니다. HP는 나아가 산은캐피탈과 제휴,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는 벤처들에 마케팅 사업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최 사장께서는 줄곧 HP에 근무했는데 한국기업과 차이점이 있다면. "세계 일류기업들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고수하려고 노력합니다. 일단 한 분야에서 스탠더드를 확립하면 그 분야에서 비즈니스를 리드할 수가 있으니까요. 반면에 한국에서는 한국내 스탠더드만을 고집합니다. 국내에만 집착할 경우 글로벌 스탠더드로 발전하기 힘듭니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오너가 중심입니다" -한국 IT산업에 외자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일찍이 한국에 진출한 많은 외국계 정보통신 관련 기업들이 수많은 한국의 기술자들을 배출했습니다. 외국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국내 기술자들을 통해 이 땅에 SI(시스템통합) 등 선진 경영기법이 기틀을 다졌다고 생각합니다" -일본HP 등 다른 나라와의 역할분담은. "한국 HP는 세계 각국의 HP사와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관계입니다. 관장하는 범위도 비단 한 나라만이 아닙니다. 대만 HP는 노트북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도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과 품질 고객만족 납기 환경 및 비용 등 HP가 고려하는 6가지 평가기준에서 뒤떨어지기 때문이죠. 서로 경쟁하는 속에서 HP의 발전이 보장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