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산증인인 스탠퍼드대 윌리엄밀러(76.컴퓨터과학과) 교수는 4일 "한국 벤처기업의 현안인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전문회사 설립이 절실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미국 마케팅 전문회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밀러 교수는 이날 오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강당에서 열린 ETRI 초청특강을 마친 뒤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히고 "벤처기업은 대기업처럼 변호사 및회계사 등으로부터 체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만큼 정부와 대기업, 연구기관 등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덕밸리가 세계 속의 벤처밸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만의 신죽(新竹)단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신죽단지는 그동안 실리콘밸리와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왔으며 대만 정부는 벤처기업에 재정 지원만 했을 뿐 경영에는 일체 간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밀러 교수는 "대덕밸리는 외부 업체가 들어 와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인근의 연구기관 출신들이 자연스럽게 창업해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리콘밸리와 비슷하다"며 "바로 이런 점이 대덕밸리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전 스탠퍼스대 부총장과 실리콘밸리 내 여러 벤처기업 CEO를 역임했던 밀러 교수는 현재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컴퓨터학과 교수와 아.태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재직하면서 세계 각국의 정보통신 정책을 자문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이은파기자 silv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