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초자 태평양 삼성전자 휴맥스 신한생명 농업기반공사' 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구조조정에 성공한 기업들'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들 6개 기업을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우량 기업으로 변신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추진된 기업구조조정 성과에 따라 이익 주가 등에서 많은 차이가 나고 있다"며 "최고경영자의 결단과 추진력이 구조조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성공 기업 사례를 소개한다. ◇노사 화합으로 위기 극복=한국전기초자는 지난 97년 시장여건 악화,재고 누적,높은 불량률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데다 근로자 장기 파업까지 겹쳐 사실상 '사망진단'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회사가 대우그룹에 매각된 후 새로 부임한 서두칠 사장은 '한 사람도 퇴사시키지 않는다'는 방침아래 자산매각이나 인력감축보다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생산성·품질·재무구조 혁신을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97년 당시 5백93억원의 적자(당기순이익)를 냈던 이 회사는 지난해 1천7백17억원의 이익을 실현했다. ◇강도 높은 군살빼기로 체질 전환=90년대초 비관련 다각화로 재무구조가 나빠진 태평양은 △비핵심사업 매각(야구단 농구단 등) △한계사업 정리(시스템 정보기술 등) △유사업종 통폐합 등 세 축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주업인 화장품 사업에 집중 투자한 결과 외국계 화장품 회사들의 진출이 늘어나는 등 경쟁이 치열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은 지난 95년 21.6%에서 2000년 23.9%로 높아졌다. 지난 96년 51억원에 그쳤던 당기순이익은 작년 8백47억원으로 급증했다. ◇비효율적 기관 통합으로 수익성 높여=농업기반공사는 농어촌진흥공사 농지개량조합 농지개량조합연합회 등 업무영역이 중복된 3개 기관을 통합해 업무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통합 추진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격렬한 반대가 있었지만 이를 극복했고 통합 이후 조직 화합에 주력했다. 인력(23.8%)과 조직(50%)은 축소되고 영업수지는 4백50억원 가량 개선되는 등 공공부문개혁의 대표적 모범 사례로 꼽힌다. ◇'양'보다 '질'로 승부=신한생명은 시장개방과 금융자율화로 외형위주의 보험영업이 한계에 다다르자 지난 97년 4백여개에 달하던 점포수를 올 3월 1백여개로 줄였다. 대신 정부의 금융구조조정 스케줄과 상관없이 '질' 위주의 수익중심 경영을 선언,생산성 향상과 중장기 상품판매 확대 등에 힘썼다. 자율책임영업체제로 전환하는 등 영업조직 효율화를 통해 지난 99년 창사 10년만에 첫 흑자를 달성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