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대비,경제 지도이론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새 이론은 덩샤오핑(鄧小平) 이론으로 불리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에서 한 단계 발전,자본주의적 색채가 짙다. 이는 WTO 가입 후 중국 경제의 세계화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의 정계 관계자들은 4일 "중국이 내년 10월 열릴 제16차 전당대회에서 민간기업인 등 자산계급의 당 가입 허용을 당헌에 제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제기한 '3개대표(三個代表)'이론도 당헌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이론이 당헌에 서술될 경우 중국공산당은 '노동자 농민의 선봉대'라는 기존 이념에서 탈피,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색채를 가진 정당으로 바뀌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자산가계급 인정은 장 주석의 '3개대표'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이론은 공산당이 '선진 생산력 발전' '고급 문화 발전' '광범위한 대중 이익' 등 3개를 대표한다는 게 뼈대다. 특히 이중 광범위한 대중 이익을 대표한다는 것은 곧 중국이 자산가 계층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왔다. 장 주석은 최근 가진 창당 80주년 연설에서 "재산의 유무에 따라 정치상의 낙후성과 선진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해 이들을 끌어들일 것임을 공식화했다. 이같은 유연한 경제노선의 채택과 함께 경제정책 역시 점차 서구식 체제로 바뀌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정부가 기획해 왔던 실물경제 운용정책에서 발을 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동차가격에 대한 정부지도가격 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항공 유화 통신 등 정부 독점 산업을 대거 민간에 이양 또는 개방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반(反)독점법 반(反)덤핑법 등을 속속 제정,경제관련 법률체계를 서구식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베이징의 한 정치전문가는 "장 주석의 경제이념은 시장경제의 존재를 인정한 덩샤오핑 이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본주의 시스템을 사회주의 안으로 끌어들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WTO 가입 이후 중국의 경제정책은 많은 분야에서 서구식으로 운용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 중국 경제 노선 흐름 > 1949.10.1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 사유재산 몰수 등 사회주의화 시작. 1953~57 1차5개년계획 : 소련 모델, 중공업 우선 정책. 1958~60 대약진 운동 : 인민공사 설립 등 급진적 경제부흥 정책. 1960~65 실용주의 노선 : 덩샤오핑 유소기 등 주자파 등장 1965~76 문화대혁명 : 모택동의 재집권 및 경제 암흑기 1978.12 덩샤오핑 개혁개방 선언 : 경제특구 지정 등 대외개방 시작 1989.6 텐안먼 사건 및 장쩌민 주석 등장 : 개혁개방 일시 지연. 1997.10 "사회주의 시장경제 이론" 공식 당헌 채택 1999.11 미국-중국 WTO가입 양자협상 타결 2000.2 장쩌민 광저우 순시 중 "3개대표"이론 제기 2001.11 중국 WTO가입(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