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일렉트릭(GE)의 하니웰 인수가 끝내 무산됐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3일 "GE의 하니웰 인수를 불허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기업간 합병이 EU측의 제동으로 무산된 첫번째 사례로 EU집행위원회가 유럽지역에서의 독과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과 EU간의 무역마찰이 한층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하니웰 인수로 '20세기 최고의 경영인'이란 명성을 화려하게 마무리하려던 잭 웰치(66) GE회장의 경력에도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미·EU간 무역마찰 심화 가능성=8년간을 이끌어 온 '바나나전쟁' 해결로 화해분위기가 싹트던 미·EU간의 '통상전선'에 다시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은 GE·하니웰 합병 무산으로 자존심에도 손상을 입었다. 따라서 미국은 EU에 대해 철강 분야를 중심으로 한 '보호주의 압력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기업인 GE와 하니웰과의 합병에 EU집행위원회가 브레이크를 건 것은 상대방 시장에 영향력이 큰 합병의 경우 다른 나라 기업간의 합병에도 승인 또는 거부할 수 있도록 쌍무협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잭 웰치 최대 불명예=하니웰의 성공적 인수로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하려던 웰치 회장은 퇴임 직전에 큰 오점을 남겼다. 1981년 최연소로 사령탑을 맡은 웰치 회장은 당초 지난 4월에 퇴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작년 10월 하니웰 인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은퇴시기를 2001년 말로 미루겠다"고 선언했다. 웰치 회장은 취임 당시 1백20억달러였던 GE의 시가총액을 지난해 무려 5천2백50억달러로 끌어올렸다. '경영의 마술사' '20세기 최고경영인' 등의 수식어도 그의 차지였다. 하지만 하니웰 인수 실패로 웰치 회장의 은퇴는 빛이 바래게 됐으며 은퇴 시기도 연말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하니웰측은 GE와의 합병이 무산된 직후 마이클 본지그노르 회장 겸 CEO를 경질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