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사상최대의 기업합병 시도에 해당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하니웰의 합병을 불허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0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집행위원 20명 전원이 참석하는위원회를 연 뒤 성명을 발표해 "집행위는 GE와 하니웰의 합병을 불허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GE와 하니웰의 합병규모는 420억-450억달러로 성사될 경우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합병이 된다. EU가 합병을 불허함으로써 두 회사의 합병은 무산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두거대기업간 합병이 EU의 불허로 무산되기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미국 해외판매법인법, 호르몬쇠고기 수입규제분쟁, 에어버스 슈퍼점보기 제작에 대한 보조금 지급 논쟁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EU와 미국간의 통상마찰이 이번 심사결과를 계기로 무역분쟁 '파고'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미 EU의 GE-하니웰 합병 불허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으며 미국 상원의원, 통상 담당 고위관계자 등은 EU가 이번 합병을불허할 경우 대서양 양안에 심각한 무역분쟁 및 보복이 초래될 것이라고 잇따라 경고한 바 있다. 또 미국 경쟁당국이 지난 5월 두 기업의 합병을 승인한 상황에서 EU가 이를 불허했기 때문에 두 기업의 합병이 독과점을 초래할 것인가에 대해 앞으로 심각한 논쟁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GE와 하니웰이 합병할 경우 GE의 제트엔진 제조부문과 하니웰의 항공전자,파이낸싱이 연계돼 시장 영향력이 강화되며 이는 결국 유럽의 항공기 시장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마리오 몬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두 기업의 합병은 항공우주산업의 경쟁을 크게 저해함으로써 특히 항공분야의 가격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불허이유를 설명했다. 하니웰은 EU의 합병 반대에 직면해 GE에 인수가격 인하를 제의하는 등 추가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GE는 더 이상 조정이 불가능하다며 하니웰의 제안을 거부했다. GE는 EU로부터 합병승인을 얻기 위해 지난 14일 22억달러에 해당하는 사업부문매각을 제의했으나 EU로부터 불충분하다는 반응을 얻었으며 지난 28일 새로운 추가제안을 했으나 합병승인을 얻지 못했다. GE와 하니웰의 합병이 무산되면 GE의 경영전략, 주가 등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하니웰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GE는 지난 4월 14%의 수익 증가를 공시한 바 있으며 하니웰과의 합병이 무산될것으로 전망되자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고 있으나 하니웰은 같은달 92%에 달하는 연간 수익감소를 예상한 바 있다. 하니웰은 지난연말 GE와 합병에 합의한 이후 9개월동안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진 사업부분을 정리할 기회를 상실하는 바람에 경영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브뤼셀=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