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해외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소강상태를 보이던 경제 개혁이 되살아 날 것이라는 희망을 불어 넣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3일 보도했다. 일부 금융.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외국인의 한국 투자는 전략적이고 장기적인투자라기 보다는 단기적인 포트폴리오상의 투자가 대부분이었다며 장기적인 투자가기업 경영을 변화시키고 개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AWSJ은 전했다. AWSJ은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GM의 대우차 인수 등 부실기업의 해외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매듭지어지고 한국의 경제 개혁이 좀 더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릴것을 조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AWSJ은 이처럼 한국경제에 대한 조심스런 경계가 아직 남아있지만 최근 외국 투자가들은 한국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여기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지난2주동안 외국인의 한국 투자 사례를 전했다. 공기업 민영화 방안의 일환으로 한국통신공사는 지난달 28일 ADR 발행을 통해 22억4천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전세계 반도체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실상태에 빠진 하이닉스 반도체는 지난달 12억5천만 달러에 이르는 GDR 발행에 성공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신문은 한국통신과 하이닉스 반도체의 투자 유치는 올들어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 매니저들도 아시아지역에서 일고 있는 사회적 혼란이나 정치적 불안 등의요소를 고려한다면 한국은 아직 좋은 투자처라며 한국은 구조적인 개혁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해외 직접투자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97년 이후 한국에 모두 70억달러를 투자해왔던 론스타 펀드는 6천200억원에 현대그룹의 I타워 빌딩을 인수했다. 한국에 대한 직접 투자 뿐만이 아니라 한국 기업 인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AWSJ는 두산과 해태제과의 예를 들어 강조했다. 두산은 동양맥주의 지분 45%를 네덜란드의 투자 펀드에 넘김에 따라 벨기에 인터브루가 동양맥주의 지분을 50%에서 95%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밖에 해태제과는 UBS 캐피털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에 4천800억원에 매각되었으며 AIG사도 현대 투자신탁 등의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서울은행도 올해안에해외 투자자에게 매각될 방침이다. 이 신문은 다만 하이닉스나 삼성 전자 등 한국의 주력 수출기업들이 전세계적인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친재벌적인 경기부양책 등 김대중 정부의 재벌 개혁의지 퇴색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