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보험업을 직접 겸영하는 방카슈랑스를 도입하면 수익성이나 안정성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지언(李址彦).정재욱(鄭宰旭)부연구위원은 3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자산관리 및 은행경영전략' 국제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국내 17개 은행과 16개 생명보험사를 모의 합병시킨 뒤 ROA(총자산수익률) 등의 변화를 살펴보는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은행의 보험업 진출수준이 높을수록 수익성은 낮아지고 도산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은행이 모의 합병회사의 총자산 대비 20% 이상 보험업에 진출할 경우에 비로소 규모의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같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은행이 보험업을 직접 겸영하는 경우 수익성과 안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은 단순한 업무 다각화 차원의 보험업 겸영 보다 수익.안전성 확보차원에서 방카슈랑스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은행 입장에서는 직접 겸영 보다 부실의 전염을 차단할 수 있는 자회사, 지주회사, 전방위적 업무제휴 등을 통한 방카슈랑스 진출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은행이 보험업을 겸영할 경우도 보험업무를 일정 수준 이상 영위해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며 "비용절감 등 효율성 증대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전방위적 금융 겸업화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는 세계적인 금융 겸업화 추세에 부응하고 국내 금융산업의 효율성과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은행지점을 통한 보험 판매 허용 등 방카슈랑스 관련 제도정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