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81명을 명예퇴직 처리함으로써 1단계 인력 구조조정을 마무리지은 현대건설이 여사원의 전문화를 적극 추진한다. 명예퇴직에 이어 재택근무, 무급휴직으로 600여명을 추가 구조조정한뒤 잔류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여사원도 단순 사무보조 역할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공감대에 따른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3일 "경영진이 최근 '여사원들을 단순 사무보조 역할에 그치게 하지 말고 회사 차원에서 전문성 제고를 적극 지원토록 하라'는 지침을 관련 부서에 시달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이에 따라 여사원들이 그동안 '불합리'하게 맡아 온 사무보조 및 잔심부름 등은 용역.계약직원이 하도록 하고 전문화를 위한 여사원들의 자기계발 활동을 지원하는 구체적 시행방안을 검토중이다. 현재 중동지역 사업장과 발주처를 돌아보고 있는 심현영 사장은 귀국한 뒤 여사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여사원들이 남자 동료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 경쟁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을 통해 전문성을 갖추어 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경영진은 명예퇴직 희망자를 접수한 결과 하위직 여사원들이 단순 사무보조 역할에 그치는 업무 수행에 회의를 갖고 퇴직을 신청한 경우가 적지 않았던 점을 반영, 이같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으로서 현업 분야에서 전문화를 갖추기 쉽지 않다는 건설업종 특성 때문인지 현대건설에서도 반세기가 넘는 역사 속에 여성이 중역까지 오른 사례는 지난 98년 7월 퇴사한 권애자 이사가 유일하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