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앞으로 한동안 엔화 약세를 겨냥한 환투기 세력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일본은행간의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이미 일본은행은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보다는 역자산 효과로 추가적인 경기 침체 요인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은행들의 보유자산 평가손을 그대로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소위 '시가회계제도'를 도입할 9월 이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이때까지 주식과 채권값이 회복되지 못할 경우 일본은행들의 추가 부실이 예상된다. 물론 일본이 외환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장기 침체에다 일본내 자금이탈에 따른 추가적인 엔화 약세와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일본 은행들의 해외투자 자산에 대한 대출회수는 불가피한 상태다. 따라서 엔화 가치에 의존도가 높은 수출구조에다 일본 은행으로부터 여전히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한국을 포함,아시아 경제에 커다란 타격이 예상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