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현재 기업의 판매와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여전한 기묘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권위있는 민간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 보드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도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함으로써 이같은 `이중 구조'를 뒷받침했다. 주택을 구입하는 미국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이 잇따라 감원하고 있기는 하나 아직도 중산층 이상은 수입이 늘어나고 있으며 인플레에 대한 우려도 부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소비 풍조가 오래가기 힘들 것으로 내다본다. 세계경제 전반의 둔화가 머지않아 미 소비층에도 영향을 미치게될 것이라고 말한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들어 6차례나 금리를 내린 효과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견제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DRI의 신디아 라타 수석연구원은 "미 소비자들이 기업만큼 비관적이지 않다"면서 더욱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따라 기혼 부부 한쌍에 머지 않아 평균 600달러가 환급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달러 강세로 수입품 가격이 떨어진 상태며 휴대폰에서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재고도 증가해 할인 판매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가솔린값이 올들어 떨어지고 있음도 덧붙였다. 모든 여건이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받는충격이 조만간 소비자에게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컨설팅 회사인 클리어뷰 이코노믹스의 켄 메이랜드 사장은 "기업과 소비간에 커다란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기업은 어렵기만 한데 소비는 여전히 활발하다"고 말했다. 컨설팅 기업인 이코노믹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연구원은 "소비자가 아직은 기업만큼 경기 둔화의 충격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나 머지 않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업이 싼 수입품과 저인플레를 감안해 좀처럼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업이 비용 지출을 줄이고 공장을 폐쇄하고 인원을 더 줄이게 되면 이런 `소비천국시대'는 끝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전미제조업협회의 제리 야지노스키 회장은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연말까지는 가격을 크게 올리는 것이 어려워 지금과 같은 소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소비가 미 실물 경제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금리인하 효과를 너무 기대하지 말라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런 도건 상원의원(민: 노스 다코다)은 "금리 인하의 파급 효과가 다원적인 것"이라면서 연방기금금리가 올들어 여섯 차례나 내려가 3.75%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인 주택 모기지율은 오히려 조금 올라갔음을 상기시켰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