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미창유연"의 시대다. 아름답고 창조적이며 소프트한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이같은 사회에선 감성적이고 미적인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여성들이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주목받게 된다. 세계적으로도 이런 흐름은 이미 도도한 물결을 이루고 있다. "노대국"인 영국을 활기넘치는 젊은 국가로 탈바꿈시킨 마가렛 대처 영국 전 총리나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가 여성이다. 피오리나 휴렛팩커드 회장,맥 휘트먼 이베이 사장은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세계적인 기업을 이끌고 있다. 한국에서도 여성의 활약은 숫적으론 늘고 있다. 전체 중소기업 사장 2백80만명 가운데 약 1백만명이 여성이다. 입법부에서는 추미애 이미경 의원 등이,사법부에서는 이영애 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이,행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한명숙 여성부장관 이외에 김애량 서울시 여성정책관(1급)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 금융권에서는 김명옥 서울은행 상무,이성남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이 뛰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의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다. 여성기업인들이 늘면서 "아마조네스의 진군"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대부분 구멍가게나 미장원 제과점 등을 경영하는 영세사업자다. 한국의 15세이상 노동가능인구는 3천6백43만명(금년 5월 기준).이중 여성은 51.6%로 남자보다 많다. 하지만 실제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인구로 따지면 2천2백55만명중 41.7%에 불과하다. 그만큼 여성에 대해 문이 닫혀있는 것이다. 의회의 여성점유율,행정관리직 전문기술직 여성 비율 등으로 산정되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2000년도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권한 척도는 70개국 중 63위로 밑바닥을 맴돌고 있다. 결국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여성들은 극소수일뿐 대다수는 가부장적 틀에 짜인 취업구조 속에서 서비스 판매직 등 단순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법과 제도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인식의 틀이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는 데 기인한다. 우리 정부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올초 여성부를 신설해 여성들의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한 각종 제도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성들의 입지를 넓혀가기 위해 애쓰는 여성 단체들의 활동도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이제는 여성에 의한 조용한 혁명이 일어나야 할 때다. 여성기업인과 리더가 대거 배출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여성 스스로 권익을 옹호하고 풍토를 바꿀 수 있도록 뛰어야 한다. 고루한 사회관습을 깨는 데 사회적인 노력과 더불어 여성들이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이 "여성이 경쟁력이다 2부-여성성공시대"의 닻을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상 깊숙히 뿌리 박혀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하나씩 들춰내고 이를 타파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시도하고자 한다.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과 어려운 환경을 딛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여성들의 인생스토리를 들어보면서 같은 시련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고자 한다.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여성들조차 겪어야만 했던 걸림돌을 재조명,반성의 계기를 마련하고 남성만이 우뚝선 세상을 단호히 거부한 이들의 사례를 통해 자라나는 여성 꿈나무들에게 귀감을 제시한다. 아울러 여성 주간을 계기로 중소기업청 여성벤처협회 여성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노동부 등과 함께 여성에 대한 인식개선과 여성기업인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1백억원의 벤처펀드 운용지원,글로벌여성네트워크 구축 등 10대 캠페인을 펼쳐나가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