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치로 선수의 맹활약이 비즈니스에서도 대박을 터뜨리면서 일본 기업들에 함박웃음을 안겨주고 있다. 타자 출신 일본인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치로는 데뷔 첫해인 올시즌부터 타율 1위(지난 22일 현재)를 달리며 본바닥 야구팬들을 경악시키고 있다. 이치로의 활약은 연일 일본 매스컴의 스포츠 톱뉴스를 장식하고 있으며 그의 얼굴과 이름을 갖다 댄 비즈니스는 모조리 돈방석을 보장받고 있다. 스포츠용품 메이커 아식스는 지난 5월 하순부터 판매를 시작한 야구용 스파이크의 금년 판매목표를 1만켤레에서 최근 3만켤레로 늘려 잡았다. 이치로가 사용중인 제품을 본떠 만든 이 신발이 이치로 열풍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팔려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내년도 생산량을 10만켤레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재미를 보는 곳은 스포츠용품 업체뿐이 아니다. 이치로를 단독주택의 TV광고 모델로 기용한 스미토모임업은 5월 수주실적이 1천6백동을 넘어서면서 월간실적으로는 사상 두 번째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치로의 활약을 그라운드에서 눈으로 확인하려는 마니아들이 줄을 이으면서 여행업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여행사 JTB가 이치로 게임 관전을 묶어 판매중인 상품의 경우 5월에는 참가 희망자가 1백70명에 그쳤으나 이달에는 벌써 2백70명을 넘어섰다. 재미를 보는 것은 일반 기업들뿐만이 아니다. 위성중계를 맡고 있는 NHK는 이치로의 소속팀 시애틀 마리너스의 게임을 중심으로 올 시즌중 1백50게임 이상을 위성중계한다는 계획이다. NHK는 이치로의 미국진출 후 위성방송 시청률이 급상승하면서 가입실적도 지난 4월 4만9천8백건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만건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이치로 열풍이 호재 일색인 것만은 아니다. 일본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시들해지면서 TV시청률이 떨어지고 그로 인한 파장이 기업들을 신경쓰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중계시 들어가는 광고를 대행하는 덴쓰사의 관계자는 "시청률이 낮아졌으니 광고 단가도 깎아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항의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