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항공기로 생산이 중단됐던 B-2스텔스 전폭기 40대를 새로 구매하는 방안을검토 중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B-2 전폭기는 80년대 옛소련을 겨냥해 고안됐으며 레이건 행정부는 132대를 구매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과도한 구매비용과 생산차질, 레이더 실험 실패와 함께옛 소련연방이 해체되면서 B-2전폭기 관련 예산은 의회에서 크게 삭감돼 현재까지 21대가 생산된 후 생산이 중단됐다. 뉴욕타임스는 해외 주둔 기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새 군사전략을 마련중인 럼즈펠드 장관이 공중 재급유를 받을 경우 미국 미주리에서 시베리아까지 한번에비행할 수 있는 B-2전폭기의 구매를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대당 구입비도 초기의 22억 달러에서 7억3천500만 달러로 크게 낮아졌으나 B-2폭격기의 구매를 둘러싸고 찬반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찬성론자들은 지난 99년 유고연방 공습 당시 보여준 공격의 정밀도야말로 B-2전폭기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소속 놈 딕스(워싱턴주)하원의원은 "사람들은 전투기의 효율성보다는 비용에만 관심을 갖는다"면서 B-2전폭기와 같은 능력만 갖고 있다면 핵무기도 필요없다고 말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B-2폭격기가 엄청난 구매가 외에도 막대한 부품 및 유지비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기술개발로 인해 이제는 장거리 크루즈미사일이나 무인전투기, F-22래프터 전투기같은 더 저렴한 전투기들이 B-2 전폭기의 역할을 대신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또 적성국가들이 더 강력한 성능의 레이더망을 개발 중이기 때문에 스텔스 기능이 불완전한 것으로 이미 드러난 B-2폭격기의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97년 국방부 실험에서도 B-2전폭기의 레이더 흡수기능을 가진 기체 표면이습도나 극한의 기후조건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B-2전폭기는 지난 99년 유고연방 공습에 총 6대가 참가해 50여회 출격했다. 그러나 이같은 출격횟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출격횟수의 1%에 불과하지만 투하된 폭탄의 수는 전체의 11%를 차지하는 등 위력을 발휘했다는 게 찬성론자들의 반론이다. 미군은 현재 B-2 폭격기와 F-117 전폭기 등 2종의 스텔스기를 운용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