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책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위상 약화에 대한 '반성문'을 인터넷에 게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KDI는 26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자체 보고서 '2001 경영목표'를 통해 "지난 70년대∼90년대 국내외에서 신뢰받는 최고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구조개혁에 대한 실천적 대안이나 정보화.글로벌화 시대에 걸맞은 한국경제 발전전략과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는 KDI와 경제부처간 의사소통 방식이나 정책전달 체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스스로를 반성했다. 또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민간부문 및 사회복지기관 등으로부터 연구 수요가 다양화되고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비판도 곁들였다. KDI의 이같은 '자아비판'은 재경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 원장이 지난 3월 부임한 이후 추진해온 '변신 드라이브'를 반영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강 원장은 "국책기관이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서는 안된다"며 직원들에게 경제부처들의 연구 수요를 정확히 파악, 효율적인 정책전달 시스템을 구축할 것 등을 강도 높게 주문해 왔다. KDI는 이에 따라 정부 각 부처의 국.과장급 중견 간부들과 연구공동체를 형성하고 주간.월간 단위로 경제동향을 분석, 시의적절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등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한층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모든 연구성과물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각종 경제정보와 연구자료를 데이터베이스(DB)로 관리, 디지털 환경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