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를 은행 등 금융회사가 결정하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지금은 고객이 대출금리를 직접 제시하고 공급자(금융회사)가 그 가격에 맞는 대출상품을 제공해야 합니다"(론프로 전병창 사장) 금융시장에 '역경매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 역경매는 소비자들이 대출금리 또는 보험료에 대한 일정수준을 인터넷을 통해 제시한 후 그 가격에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금융회사가 나타나면 계약이 체결되는 최첨단 거래방식.바꿔 말해 공급자(금융회사)들간의 가격 경쟁을 직접 유도해 소비자들은 그만큼 싼 값에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최근 들어 금융 역경매가 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국내의 대표적인 역경매 사이트는 10여군데에 달한다. 대출과 관련, 대표적인 역경매업체로 론프로를 꼽을 수 있다. 론프로가 역경매 대출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 "서비스 10개월 만에 월 1천5백억원의 대출이 이뤄질 정도로 금융소비자들의 호응이 좋다"는게 전 사장의 설명이다. 론프로의 역경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우선 원하는 이자율, 대출액,직업, 금융회사 대출현황 등과 같은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띄워야 한다. 대출 신청절차를 끝내면 3일 이내에 은행 신용금고 등 40여 금융회사로부터 대출가능금액 및 금리와 같은 조건을 받을 수 있다. 대출중개 수수료는 전액 금융회사에서 부담한다. 보험상품을 역경매로 판매하는 사이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보험역경매 사이트인 싸이인에는 월평균 1백여건의 보험가입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 싸이인측은 역경매 방식을 이용하면 일반보험 가입자에 비해 10%의 보험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출.보험 등 금융뿐만 아니라 소송사건 수임료, 웨딩서비스, 아파트 리모델링, 아파트 구매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로마켓은 '사건수임 역경매'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의뢰인이 사건 내용과 희망하는 수임료 등의 조건을 등록하면 사건을 맡고 싶은 변호사들이 수임신청을 하는 방식. 로마켓 박영주 차장은 "브로커에게 건네주는 사건소개료(통상 수임료의 20∼30%)가 들지 않기 때문에 의뢰인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이웨드는 지난 3월부터 결혼식장, 웨딩드레스 임대 등과 같은 결혼과 관련된 모든 상품을 역경매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역경매에 참여하는 업체수는 3백여개. 이 회사의 이상우 사장은 "역경매를 이용하면 통상 1천3백만∼4천만원에 이르는 결혼비용을 20%정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